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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수원연극축제] 3주 안에 말 300마리 그리기

    미친 일정이었다.



    5월 4일이 행사 시작일인데 내가 합류한 시점이 4월 초 였다.


    그러니까 남은 한 달 안에 아래 작업이 완료 되어야 한다는 말.

    1. 300개의 사람/말 드로잉

    2. 드로잉을 목재CNC도면/스티커 도면으로 제작

    3. CNC업체에서 나무를 깍아서 배송

    4. 강선 철사 업체에서 크랭크 300개를 만들어서 배송

    5. 배송 받은 나무를 조립해서, 윌리긱 크랭크 장치가 심어 져 있는 바디를 300개 제작





    4월 초 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작업을 해 나갔다.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부분은 원도를 재해석해서 드로잉하고, 이를 일러스트레이터로 벡터화 시키는 작업이었다.



    김홍도를 비롯한 당시 조선시대 화원들이 그린 <반차도> ⓒ효형출판




    전승일 작가님이 원도를 재해석하여 포토샵에서 드로잉 했다. 흰 바탕에 검은 선으로 그린 선화를 그려서 내게 보내주면,





    나는 그것을 일러스트레이터에서 펜툴로 선을 따서 벡터화 시킨다.






    그리고 나서 원도를 참고하여 색을 입히는 식.






    드로잉이 끝나면 스티커도면, CNC도면을 나누어서 제작했다.

    말의 경우 몸통이 고정되어 있고 머리, 꼬리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오토마타이므로, 몸통, 머리, 꼬리를 따로 떼어서 스티커/CNC 도면을 제작해야 했다. (아래 그림 참고)


    왼쪽이 스티커 도면, 오른쪽이 CNC도면이다.





    스티커도면에는 4mm간격의 커팅 라인을 표시했고, 모든 스티커에 디자인 코드 값을 써 넣어서 구분이 가능하도록 했다.


    코드 기입을 자동화 하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터 스크립트를 개발했는데, 나중에 이 부분에 대해 상세히 다뤄 보도록 하겠다.





    CNC도면에도 코드를 기입했다.





    코드번호로 파일을 관리했다.




    작업이 완료되면 2400x1200mm 크기의 다큐먼트에 개체를 배치하여 출력판을 만들어서 스티커업체, 나무 CNC 업체에 각각 데이터를 넘겼다.


    스티커 출력판



    CNC 출력판










    사람별, 말별 데이터가 어느정도 나온 다음에는, 나온 것들을 조합하는 식으로 작업을 해 나갔다. 300개 전체를 모두 다 드로잉 해야 했다면 한 달 안에 못 마쳤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컴퓨터작업은 전승일 작가님과 나 둘이 작업해서 꼬박 3주가 걸렸다.









    에피소드 #1


    작업 첫 주 차에, 어느날 갑자기 컴퓨터가 안 켜졌던 때가 있었다.

    전원 버튼을 눌러도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



    망했다



    본체를 들고 동네 컴퓨터 수리점을 찾아갔더니, '바이오스가 나갔다'고 했다.

    데이터를 다 날렸을까봐 무척 걱정했는데, 잠깐 손 보더니 고쳐 주셨다.


    그 길에 USB를 사 와서, 매일마다 퇴근 전에 USB, 구글 드라이브에 2중 백업을 했다.












    #작가님과의 저녁식사



    전승일 오토마타 작가님


    프로젝트 기간 동안 매일 저녁밥을 사 주셨다. 

    저녁 식사 동안 문화예술, 창작계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많이 물어봤다. 값진 시간들.




    저녁 식사 때 마다 현황판을 인쇄 해 가서 진행상황을 체크했다.






    "1~2년 작업 해서 문화예술 콘텐츠 사업을 맡아 돈을 벌겠다? 어림 없는 소리지. 10년은 해야 남들이 인정하는 뭔가를 내놓을 수 있어. 1~2년 했다가 돈 안되면, 그 때 가서 그만둘꺼야? 그럴거면 애초에 시작 안하는게 맞지."


    내가 멍청한 질문을 할 때 마다 좋은 조언을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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