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분야에 문외한인 제가, 어쩌다보니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핵심 스탭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40여일 간의 고생과 기쁨을 공유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누군가에겐 제 경험이 쓸모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1. 다시 백수로
3개월 다닌 직장을 그만뒀다. 두 번째 직장이었다. 전공이 몸에 안 맞는다는 사실을 왜 아직도 모르고 해매고 있었을까. 서울 월세는 살을 뜯어 내듯 높은데 내 통장에는 300만원이 남았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첫 직장 패키징 디자인,
두 번째 직장 소프트웨어 개발,
세 번째는... ?
2. 전승일 작가님을 만나다.
'세 번째 직업을 갖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걸 딱 한달만 하자'
그렇게 상상마당 오토마타 수업을 듣게 되었다.
상상마당 홈페이지 캡쳐 http://www.sangsangmadang.com/
수업은 전승일 작가님 작업실에서 진행 되었다.
각종 수공구 뿐만 아니라 밴드쏘, 테이블쏘, 드릴링머신이 갖추어진 목공작업실.
매주 일요일, 3시간씩 8주 동안 진행된 수업이었는데 수업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음악을 켜 놓고 목공작업을 하는데, 이따금 김광석 노래가 흘러 나오면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었다.
캠을 이용한 내 오토마타 작품 <메롱 고양이>
목공작업 만큼 재미있는게 술자리였다.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된 예술가 분들, 이감독님 한작가님과 함께 술을 마시면 '내가 언제 다시 전업 예술가랑 얘기를 해 보겠나' 싶어서 멍청한 질문들을 계속 해 댔다.
3.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그러던 어느 날, 작가님이 함께 일을 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5월, 9월에 수원에서 축제가 열리는데, 수원천 옆에 윌리긱(바람개비)오토마타 300개를 설치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5월에는 시민들이 참여하여서 오토마타를 만들고, 9월에는 강 주변에 설치를 하는거죠. 목공 CNC작업을 위해 도면작업자가 필요한데, 혹시 같이 할 의향이 있나요?"
"좋죠!"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돈도 벌고, 공공예술 프로젝트라니 재미있어 보여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40여 일에 걸친 고생길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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